'교장공모제' 파행으로 얼룩 져
2007년 07월 30일 새전북신문 김종성 기자 jau@sjbnews.com
정부가 교육계의 구조개혁을 위해 시범도입한 '교장공모제'가 시작부터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28일 지난 4월 교육부의 교장공모제 시범적용 계획에 따라 시범학교로 지정했던 4개 학교 가운데 정읍 정산중과 정읍 칠보고에 대해 지정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심사과정의 공정성 논란과 후보의 허위사실 기재 등 절차상 하자가 지정 철회 사유다.
특히 정산중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 3명의 교원위원이 관할 교육청 직속 장학사인 후보에게 점수를 몰아주기 위해 학부모위원을 배제한 채 최종 집계를 하는가 하면, 점수 부여에서도 담합 의혹이 제기돼 학부모위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또 칠보고의 경우 지원자 3명이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자기소개서 가운데 1명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1일자 정기 인사에서 정읍 산외초와 군산 성산초만이 공모제 교장이 임명되고 정산중과 칠보고는 도교육청에서 임의로 학교장을 발령낼 예정이다.
이처럼 학교 정상화와 교육발전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교장공모제가 첫해부터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이자 도교육청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더구나 전국 62개 시범학교 가운데 교장임용 후보자를 선정하지 못한 7개교 중 도내에서 2곳이 포함됨에 따라 교장공모제 반대를 주장해 온 보수 교원단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
전교조 전북지부는 “도내 4개 시범학교 중 2곳이 지정철회된 것은 전북교육의 후진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혹평했다.
전교조는 “이번에 지정철회된 학교들에 대해서는 공모제 진행 과정상 문제점에 대해 특감을 해서라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의도적인 공모제 무력화 기도가 있었을 경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 등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보성향의 교원 단체인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도 “기득권을 가진 교장들과 보수적인 교원단체, 도교육청이 교장공모제를 무력화했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문화원은 “전북교총 회장이 교육장으로 있는 정읍지역에서 3개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한 것도 문제지만, 이들 3개 학교 중 잡음 없이 공모제가 진행된 학교가 없었던 점도 예사롭지 않다”며 “도교육청은 심사위원 선정에서부터 심사방법과 절차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기준이나 원칙은 고사하고 변변한 설명도 없이 실무적인 요건조차 갖추지 않은 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문화원은 특히 “교장자격증은 없지만 학교행정가로서 충분한 전문성과 지도력을 갖춘 인물을 공모해 교직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키고자 한 좋은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정부정책을 무력화한 책임은 도교육청에 있다”면서 “학부모들은 한결같은 염원으로 폐교위기에 처한 학교를 살려줄 젊고 참신하고 의욕 있는 인사를 원했지만 현직 학교장들과 교육청은 이를 외면했다”고 성토했다.
반면 교장공모제를 격렬히 반대해 온 교총은 “교장공모제가 학교현장의 혼란만 초래했다”며 교장공모제의 중단을 촉구했다.
교총은 “시범적용학교 지정 신청 절차 및 교장 심사 과정 등 교장공모를 둘러싸고 학교가 난장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었다”며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포기하고, 제2차 시범적용학교의 선정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종성기자 jau@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