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혁신학교 성공을 위한 바른 관점 - 최순삼
최순삼(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원장·순창 복흥중 교사)
작성 : 2010-07-20 오후 5:50:17 / 수정 :
전북일보(desk@jjan.kr)
김승환 교육감 취임으로 전북교육에서도 혁신학교 추진이 쟁점이다.
쟁점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혁신학교는 이명박 정부의 점수경쟁중심 한줄 세우기 교육의 대척점에 있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가장 핵심적인 교육개혁 과제이다. 그리고 6.2지방 선거에서 혁신학교 추진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던 여섯 명의 민주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되었다. 혁신학교의 성공적인 추진이 공교육 정상화와 다양화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표로서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혁신학교 추진에 대한 올바른 관점 부재로 자칫하면 혁신학교가 왜곡되고, 부실화 될 위험성도 크다. 혁신학교를 교실수업혁신에 국한하거나 심지어 또 하나의 연구학교로 생각하는 교육 관료나 교사도 있다.
혁신학교는 관(官)주도 학교가 아니다. 교과부가 관심을 전혀 두지 않는 학교며 오히려 불편해 하는 학교다. 학교를 총체적이고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열망하는 자발적인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다. 참여와 자치를 학교운영의 기초로 한다. 교과부-시·도교육청-시·군교육청-단위학교로 이어지는 상명하달식의 수많은 학교개혁과 차원이 다르다. 관주도 교육개혁에서 학교는 늘 일회적이며 성과위주 사업 대상이었고, 그 결과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런 구조는 현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전원학교, 돌봄학교, 사교육 없는 학교, 자율학교 등에서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위의 해당학교에 상당한 행·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져도 공교육의 정상화 대안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혁신학교 추진 주체는 교과부도 시·도교육청도 아닌 학교 구성원이다. 그래서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열정과 치밀한 준비가 전제되어야 혁신학교는 성공한다.
둘째 혁신학교 추진 동력의 핵심은 교사혁신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평생학습을 바탕으로 개방과 협력의 사고로 미래사회를 살아야 한다. 교사가 학습과 토론을 일상화하고, 수평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갖지 못하면 아이들을 책임질 수 없다. 학교 안에서 민주적인 논의구조를 만들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해가는 교사들의 노력이 혁신학교 성공의 핵심이다. 민주적인 논의구조와 수평적 의사소통에서 진정한 리더쉽이 생긴다. 이런 리더쉽이 혁신학교를 가능하게 한다. 전북 익산에서 모범적인 농촌학교로 인정받는 한 초등학교 선생님은 말한다. 우리가 해온 학교혁신의 대부분은 교사들이 동료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와 끝임 없는 대화와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결과물이라고. 학교혁신의 국내외 사례를 분석해 보아도 성공한 혁신학교는 교사의 자율성, 전문성, 헌신성을 혁신 성패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전북에서도 교사혁신 수준만큼만 혁신학교는 성공할 수 있다.
끝으로 혁신학교 성공의 문제는 공교육의 정상화와 다양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분야를 진일보 시키는데 핵심 지점임을 직시해야 한다.
/최순삼(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원장·순창 복흥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