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답사]남원 아막성 답사-백제, 신라의 최대 격전지를 찾아서
2022. 11. 19. 남원 아영면 성리 83. 아막성 답사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답사동아리에서 백제와 신라의 최대 격전지인 남원 아막성(둘레 632.8미터 포곡식 산성)을 답사하였다. 현재 발굴 조사가 진행중이었기에 더욱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는 귀한 답사였다.
전주에서 1시간 20여분 달려 집결지인 아영면사무소에서 답사 일행들과 만나서 아막산으로 향했다.
아막성이 자리한 아막산(해발 697미터)은 정상까지 급경사길이지만 임도를 따라 차로 올라갈 수 있었다.
아막성 발굴현장에 도착해 북문 성벽에 올라서니 운봉고원 아영분지를 둘러싼 저멀리 백두대간 능선이 장쾌하다.
가슴이 시원하였다.
그러나 아막성은 삼국시대 말기 백제와 신라의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로 삼국사기에도 여러 차례 언급되고 있단다.
당시 신라성이었던 아막성(신라는 모산성으로 부름)은 전략적 요충지로 602년(백제 무왕) 백제가 공격한 이래 616년 3차 공격까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대격전지였다. 전투에서 백제는 이 곳을 차지하고자 했으나 패배하고, 결국 방어에 성공한 신라는 운봉고원과 소백산맥 서쪽 지역으로 진출하는 통로를 얻는다.
발굴조사를 하고 있는 조사자의 설명에 의하면 아막성은 신라성 중에서도 최고의 기법으로 석축되었으며 이 지역이 그만큼 중요한 것은 전략거점지 뿐 아니라 장수, 운봉고원지역 가야의 제철생산지로써 경제 요충지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일행은 아막성은 성곽의 필수 조건인 물이 풍부하다는 것을 발굴 현장을 보고 바로 알 수 있었다. 성이 위치한 곳이 산 정상임에도 발굴 현장인 2미터 깊이 웅덩이에 물이 가득 고여 있었고 이 물은 마르지 않는다고 했다. 북문터 위에 둥근 우물터가 보이고, 다양한 건축물이 존재했을 기와, 가야, 신라, 백제 토기와 유물이 함께 출토되었다고 했다. 또 이 곳에선 곰, 고라니, 소 등 동물뼈와 자라 뼈 들도 다수 발견되었다는 설명을 들으니 무척 흥미로웠다. 발굴현장엔 군데 군데 기와 파편을 모아놓은 것도 눈에 뛰었다.
다음으로 우리 일행은 조사자의 안내로 성벽을 따라 돌아서 비교적 잘 보존된 성벽을 답사하였다.
1500여 년이 지났지만 아막성은 제모습 그대로 우리와 마주하였다. 저절로 깊은 숨과 가슴속 떨림이 스쳤다.
고대사 답사를 할수록 역사의 길에서 내가 가야할 길이 어디인지, 그리고 담대해지는 힘을 얻는 걸 느낀다.
아막산성을 뒤로 하고 우리는 지난해 답사했던 인근 아영면 유곡리 가야고분을 다시 찾았다.
푸른 하늘을 이고 있는 유곡리 가야고분군을 바라보면서 모두 탄성만 질렀다.
아름다운 경관에 압도되어 중얼거려 본다. 얘들아 바로 여기야!
답사를 늘 함께 해주시며 고대의 새 세계로 안내해주시는 군산대 곽장근교수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