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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2 평론은 이제 그만



[정우식칼럼] 평론은 이제 그만



2006년 05월 22일 (월) 새전북신문



선거와 월드컵 열풍이다. 주변에 축구와 정치 전문가 아닌 사람이 없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지만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관전평(觀戰評)을 하는 평론가들만 넘쳐난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누구나 평론은 할 수 있고 대부분은 별 문제를 낳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삶이 참여와 실천이 결여된 채 평론으로만 일관한다면 작은 문제일 수 없다. 참여하지 않으면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면서 말만 너절한 평론은 폭력일 수 있다.



이라크 침공 장면을 생중계하는 뉴스 화면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든 적 있다. 화면에 비친 바그다드는 불꽃놀이만큼이나 화려했지만 현장 속의 어린아이나 할머니들에게까지 그랬을까? 포탄들이 여기 전주에 퍼부을 때도 우리는 그 불빛을 현란하다 느낄까? 이렇듯 어떤 일이 나의 일이고 아니고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런 면에서 평론은 수수방관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내포한다.



우리 사회가 ‘얼치기 평론가’만 양산하는 사회가 되지 않으려면 참여와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참여와 실천 없는 평론은 무책임 2002년 프랑스의 반(反) 르펜 시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파인 르펜이 2차 투표에 진출하자, 1백30만 시민이 거리로 나서 낙선시켰다. 대다수 대학과 일부 고교에선 휴강조치를 내려 많은 학생들이 시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고 언론들은 ‘고등학생들이 시민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반응으로 동조했다. 시민사회는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 달라며 거리에 나선 고등학생들의 또 다른 시위도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와 참여를 학습하는 장으로 보고 격려했다.



민주주의에서는 선거 참여도 중요하다. 투표라는 정치 참여의 최소한의 권리 이행과 실천조차 하지 않으면서 정치와 정치가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참여를 외면한 행위가 정치를 그렇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 르펜 시위에서 시민들이 “나는 부끄럽다.”고 외쳤던 까닭도 무관심이나 태만으로 선거에 불참함으로써 수치스런 결과에 일조했기 때문이었다. 기권도 의사 표시의 한 방법이긴 하나 적극적인 참여 방식이라 하긴 어렵다. 기권을 하더라도 참여하여 기권하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선거 참여를 의무화 하는 방향으로 기본 틀을 잡고 대신 찍고 싶은 후보가 없을 때에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음’, 또는 ‘기권’ 칸을 만들어 기표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이때, 그 표가 과반수에 이르면 그 후보들은 재선거에 응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가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학습과 훈련을 통해 참여 넓혀야 또 시민단체 등 사회적 참여를 견인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필자는 수업시간에 시민사회에서 민주 시민으로 살아가려면 교육, 환경, 봉사활동을 비롯한 2~3개 이상의 건강한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권리이자 의무임을 강조하곤 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교사나 공무원 임용 시 시민단체 활동 경력을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참여와 실천은 가정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도 집안 청소며 밥하기, 설거지 등 가사를 분담하도록 해야 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청소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른다고 탓하지만 그 교사부터 자녀에게 자기 집 변기 청소 한번 시켜 본 적 있느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가정에서부터 참여를 배워야 하는 아이들에게 “그런 것은 안 해도 좋으니 공부만 해라.”는 말은 삼가자. 성적 외에는 어떤 것도 무가치하게 여기는 사회임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참여와 실천은 학습과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해진다. 아이들이 일찍부터 참여와 실천을 생활화하도록 해야 하고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가야 한다. 평론가보다는 실천가가 넘치는 사회이기를 바란다.


/사단법인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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