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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0 아이들에게 시간을




[정우식칼럼] 아이들에게 시간을


2006년 04월 10일 (월) 새전북신문



‘독서와 체험’은 지식습득의 기본이다. 그런데 초중고 교육에서 둘 다 갈수록 부실해지고 있다. 입시교육 때문이다. ‘독서와 체험’은 청소년기에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입시현실을 외면한 소리라 할지 모르나 ‘지식기반사회’, ‘문화의 시대’를 살아갈 미래세대에겐 절실한 문제이다. 오히려 경쟁력이 요구될수록 이를 중시해야 한다. 문제풀이 교육으로는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할 능력을 기를 수 없으며 복잡 다양한 사회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체험은 창의력의 원천이며 생산적인 활동이다. 눈과 손과 발로 직접 체험해야 창의력이 개발되고 해야 할 일이 찾아진다.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책상물림의 고립적이고 수동적인 공부에서 벗어나 사회와 소통하면서 꿈을 발견하고 키워가는 더 큰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독서와 체험활동 시간을 주자



학력신장은 지식기반사회에서 중요한 교육적 목표의 하나이다. 그러나 그 방법으로 기껏 조기등교나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시간 확대를 내놓는 것은 교육적 상상력의 빈곤이다. 깊은 교육적 고민이 없는 학교나 교사, 학부모가 손쉽게 택하는 방법이 무조건 양적으로 시간을 늘려놓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과연 학력신장에 기여하는지 그 실효성에 대한 검증은 이루어진 바 없다.



일부에서는 특기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활동중심의 교육이 학력저하의 주범인 것처럼 떠들며 공부하지 않는 요즘 아이들을 꾸짖고 전통적 교육방식의 강화를 역설한다. 그러나 학력저하는 오히려 전통적 교육방식, 예컨대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확대, 문제집 풀이와 시험 만능주의 같은데서 더 큰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에 있는 시간은 많은데 하루 종일 멍한 상태로 수업에 임하고 시험에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것에는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생각할 시간은 없다. 문제집 풀이에만 매달리느라 독서를 할 짬이 없다. 오로지 객관식 문제풀이 능력만 길러주는 방식들로는 학력신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구조는 아이들에게 사고력, 창의력은 물론 지적긴장감과 집중력조차 길러주지 못하고 최소한의 지적토대도 갖춰주지 못한다. 게다가 시험점수에만 집착하도록 함으로써 중요한 수많은 것들을 놓쳐 오히려 지식기반을 탄탄히 할 기회마저 잃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학력신장을 저해하는 보충·자율학습



전북지역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지만 학력저하는 학생들의 공부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북지역이 이러한 고답적 교육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로서 오랜 동안 청소년들과 활동하면서 아이들의 잠재력을 수없이 확인하였다. 아이들은 열악한 조건에서도 시간만 주면 무궁무진한 것을 해낸다. 문제집과 참고서만으로 옭아매서 안목 좁게 키워선 안 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게 아니라 단지 시간뿐일지 모른다. 이것만이라도 돌려주어야 한다.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만 폐지해도 동아리활동이 살아나고 다양한 것들에 대한 안목이 몰라보게 성장한다.



학생들의 동아리활동은 최근 3∼4년 사이에 현저히 위축되고 있다. 앞만 보고 달려온 70, 80년대보다도 입시교육이 훨씬 강화되고 아이들의 삶은 비인간적으로 내몰리고 있다. 학교는 급속히 과거회귀경향을 보이며 퇴행하고 있다. 국영수 중심의 보충수업이 늘어나고 이젠 아예 성적우수자를 위한 특별보충수업까지 노골적으로 부활하였다.



이것은 심각한 교육의 위기이다. 아이들이 숨 쉴 수 있도록 시간만이라도 돌려주었으면 한다. 제발, “그럴 여유가 어디 있어.”라고 하기 전에 이것만이라도 해야 한다.



/(사)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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