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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4 지방교육자치시대 교사의 역할



[최순삼 기고]지방교육자치시대 교사의 자세와 역할



새전북신문 2008년 09월 24일 (수)



지난 7월 23일 첫 주민직선제 교육감선거가 치러졌다. 반쪽 임기 선거에 1년 동안 전북지역 저소득층 아이들의 급식비 113억원보다 많은 121억원의 선거비용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와 겨우 20%를 넘는 선거참여로 당선된 교육감에 대한 대표성 문제를 제기하는 여론도 있었다. 그러나 첫 주민직선이 갖는 홍보와 인식부족을 감안하고, ‘교육도 주민 통제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육자치제도의 본질을 실현해 가는 차원에서 교육감 선거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이제는 교육이 학부모, 교사, 지역주민이 얼마만큼의 주인의식을 갖고서, 참여와 자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에 따라 지역 교육의 질도 달라질 것이다.



‘지방교육자치제도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지역단위 교육의 질적 향상에 있다’는 전제 하에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흔히 교사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아이들 사랑, 질 높고 눈높이 교육이 가능한 교수-학습 활동을 전개 할 수 있는 전문성을 든다. 이런 덕목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교육자치시대 교사가 가져야 할 몇 가지 자세와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가장 먼저 근무하는 학교와 지역사회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매사가 그렇듯이 주인이 되어야 책임을 질 수 있다. 몇 년 동안 거쳐 가는 학교가 아니고, 한 두 번 보고 말 학부모가 아니어야 한다. 왜 최근에 우리지역 한 부모 가정 아이들은 편모보다 편부가 훨씬 많은가? 소규모 농촌학교인 우리학교 아이들이 도시지역 아이들과 경쟁하면서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설 수 있는 교육활동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학교에 도움을 주는 지역사회 요인과 해를 끼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아이들에게 자존감과 성취동기를 길러 줄 수 있는 우리지역의 자랑 하고픈 인물과 향토의 역사는 어떻게 가르쳐 줄 것인가? 등에 대한 답을 찾아 가는 교사이어야 한다. 퇴근 시간에 맞추어 허겁지겁 지역사회와 학교를 벗어나는 교사를 상당수 주민들은 신뢰하지 않는다.



둘째 시·군 단위 교육행정과 정책, 재정에 대한 현황파악과 올바른 방향성 제시를 위한 꾸준한 연구, 조사 활동이 필요하다. 교육자치시대 아직도 권위적인 교육행정이 단위학교 교육활동에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조사하여 올바른 교육행정이 되도록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우리지역 학생들이 학교생활 이후의 여가활동 상황과 인터넷 중독, 따돌림 현상 등은 어떠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대책은? 지역 학부모님들이 학교에 대한 만족감과 가장 중요하게 요구하는 교육활동은? 요즈음 학력신장 최우선 정책으로 단위학교와 시,군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맞춤형 방과후 학교가 수십억 예산을 투입한 만큼 효과가 있는가? 등을 연구, 조사하고 검증해보아야 한다. 내가 속한 시·군 교육청의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예산이 학부모와 학생의 입장에서 쓰이는지, 교육활동을 직접적으로 하는 교사의 교육활동에 맞게 편성되고 집행 되는지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셋째 교사들은 학교의 관리자, 지역사회에서 학부모와 지역주민과 꾸준히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물론 주된 대화는 학생 개개인의 학교생활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겠지만, 때로는 주민들의 살림살이와 향토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말할 수 도 있다. 체육대회나 축제도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차원에서 기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 방학 중 시간을 할애해 지역주민과 학부모들을 몇 분이라도 만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일들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생활지도와 20시간이 넘는 수업, 각 종 잡무가 많은 교사의 일상에서 가능한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와 지역사회에 대한 주인의식을 확실하게 갖는다면 한 두 가지 일들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지난 9월10일 도교육청은 ‘소통과 협력의 교육을 만들겠다’며 자치시대 교육행정과 교육정책을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풀어가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교사의 설 땅은 갈수록 좁아질 것이다. 품위 있게 정년퇴임하고 싶다는 교사도 많다. 지방교육자치시대 교사의 위상과 권위는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교사의 권위는 학교와 지역사회에 주인의식을 갖고 학부모, 학생, 지역주민과 함께할 때 세워진다.



/최순삼 순창복흥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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