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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7 학교화장실에 대한 단상



학교화장실에 대한 단상


이미영(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이사장 )


작성 : 2007-03-27 전북일보(desk@jjan.kr)



두 명의 학생이 수업이 시작된 지 10분이 지나서야 헐레벌떡 교실로 들어왔다. 이유인즉 볼일을 보기 위해 300여 미터 떨어진 면사무소까지 원정을 다녀왔단다. 지난해 새로 지어진 면사무소 화장실은 좌변기에 비데까지 설치된 쾌적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화장실 문제와 관련된 일로 웃지 못할 일을 한 두 번 겪는 일이 아니다. 지금 학생들 세대는 어릴 때부터 수세식, 좌변기 화장실 문화에 익숙한 세대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낙후된 학교 화장실은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생활공간일 뿐이다. 최근 모신문사가 여론조사기관과 함께 실시한 학교만족도 조사결과, 우리나라 중고학생들은 가장 시급히 고쳐야 할 학교시설물로 화장실이 단연 1순위로 40%가 넘은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생활하는 중고생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생활공간으로서 화장실은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피?학교화장실은 입시교육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소통의 장이자 유일한 해방공간이다. 어쩌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공간은 배움의 공간인 교실도, 도서관도, 운동장도 아닌 화장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화장실은 선생님에게 간섭받지 않고 또래 친구들과 소통하는 곳이요. 자신들만의 문화를 향유하고 생산해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비좁은 어두운 공간에서 생겨나는 문화는 폐쇄적이고 폭력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유난히 화장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있거나, 아침부터 화장실에 아이들이 모여 있다면 필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전조 증상이다.



여기에 쾌적한 학교화장실 공간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새학기 접어들면서 언론에서는 연일 학교폭력문제를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해마다 늘어가는 심각한 학교폭력문제에 대한 당국의 그 어떤 대책도 큰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오직 입시문화만 존재하는 교육현실에서 아이들의 삶을 어루만져주고 건강한 청소년 문화를 가꾸어주는 노력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문화에 사회가 관심을 갖지 않는 사이, 아이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고 어떤 형태로든 분출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필자는 아이들의 가장 소외된 생활공간인 학교화장실 환경 개선 운동을 적극 제안하고 싶다. 아이들의 일상생활에 관심을 갖는 일이야말로 건강한 청소년문화가 싹틀 수 있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최근 자치단체에서는 학교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교육보조 경비를 높여가고 있다. 시간을 한번 내 지역사회 학교화장실을 세심하게 살펴보라. 그리고 그곳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삶을 이해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학교화장실을 만들어주는 일은 이 나라 청소년들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첫걸음이라 함은 전혀 과장이 아닐 터이다.



/이미영(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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